세계 이식인들과 나눈 메달보다 값진 결실
세계 이식인들과 나눈 메달보다 값진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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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영씨 10년 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신장이식
- 꾸준한 운동으로 세계 이식인
체육대회 배드민턴 대표로 나서
- “대회를 준비하며 흘린 땀방울과 이식인들과
나눈 정 메달보다 값져”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장기이식을 받은 정대영(49)씨가 세계 이식인 체육대회(WTG, World Transplant Game)에
우리나라 대표로 출전했다.
이 대회는 장기이식 후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장기기증의 인식 개선 및 활성화를 위해 2년에 한 번씩 열리고 있다.
올해는
세계 44개국 800여명의 이식인들을 비롯해 장기기증자, 의료인, 체육인 등 총 2,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8월 23일(29일까지 7일간) 아르헨티나 마델플라자에서 막을 올렸다.
정씨는
배드민턴 대표로 나섰다. 국내 이식인 체육대회에서 우승한 실력자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아쉽게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대회를 준비하며 흘린 땀방울과 이식인들과
나눈 정은 메달보다 값진 결실이다” 고 말했다.
정씨는 10년 전 신장을 이식받았다.
사구체신염으로 10년간 투병하다 2005년 신장기능이 완전히 떨어지자 부인의 신장을
나눠 받았다. 이식 후에는 면역억제제를 빼먹지 않고 채식 위주로 식습관을 바꿨다.
체력 관리를 위해 배드민턴도 시작했다. 직장 동료들과 동호회를 만들어 약속이 없는
날이면 빼먹지 않고 배드민턴을 쳤다. 작은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그는 작년
11월 울산에서 열린 국내 이식인 체육대회에서 우승을 하면서 이번 대회에 우리나라
대표로 출전하게 됐다.
정씨는
“배드민턴을 통해 새로운 삶을 얻었어요. 이식인들도 꾸준히 운동을 하면 건강해질
수 있다고 꼭 말하고 싶어요. 지금은 오히려 보통 사람들보다 체력이 좋은 편이에요”
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정씨와 함께 출전한 황재찬(54)씨가 배드민턴
단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황씨는 1994년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에서 신장이식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2명의 선수 외에도 서포터 2명, 대회 조직위원 1명 등
총 5명이 참가했다. 대한이식인 연합회와 (사)생명잇기가 대회를 주최했으며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한국장기기증 네트워크, 대한이식학회가 후원했다.
민상일
서울대학교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이번 대회는 이식인들이
운동으로 하나가 되고 기증자들에게 감사의 마음도 전하는 뜻 깊은 행사였다. 대회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장기기증 문화가 보다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