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정맥 기형
[cerebral arteriovenous malformation]
선천성 발달 이상으로 뇌의 일부 동맥과 정맥이 사이에 모세혈관 없이 직접 연결되어 있는 상태
신체기관
뇌와 척수
두통
정의
인체의 혈관은 심장에서 나온 동맥혈이 동맥을 통하여 조직에 이르러 작은 모세혈관으로 갈라지고 조직을 지나 정맥혈이 되어 정맥을 통하여 빠져나가 심장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즉, 우리 몸에는 크게 보아서 동맥, 모세혈관, 정맥의 세 가지 혈관이 존재하게 된다. 선천적인 발달 이상으로 동맥이 모세혈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정맥으로 연결되는 혈관의 기형이 생기는데 이것이 동정맥 기형이다. 혈관이 풍부한 폐, 간, 비장 등의 장기에도 생기나 주로 뇌에 발생하여 뇌출혈이나 간질 발작과 같은 문제를 일으키는데, 이를 뇌동정맥 기형이라고 부른다.
증상
뇌동정맥 기형은 비교적 드물지 않은 기형으로, 외국의 조사에서 인구의 약 0.01~0.1%가 가지고 있다고 한다. 뇌동정맥 기형은 동맥의 높은 혈압이 상대적으로 약한 정맥으로 바로 전달이 되므로 정맥 쪽에서 출혈의 위험이 있다. 뇌동정맥 기형의 약 50%가 뇌출혈로 나타나며, 뇌출혈의 부위와 출혈량에 따라서 두통, 사지 마비, 의식 저하와 같은 다양한 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나게 된다. 약 30%의 환자는 뇌출혈 이전에 간질 발작을 일으켜 발견된다. 동맥혈이 뇌조직으로 흐르지 않고 바로 정맥을 통해 빠져나가는 단락(shunt) 현상으로 인하여 뇌동정맥 기형 주변의 뇌조직에 허혈(ischemia)이 유발되고 뇌기능에 이상이 와서 간질 발작을 하게 된다. 약 10~20%의 환자는 두통을 호소하여 진단된다. 두통은 허혈에 의해 유발되기도 하고 뇌동정맥 기형을 통한 동맥압에 의해 생기기도 하는데 갑자기 생긴 심한 두통은 뇌출혈을 의심해야 한다.
최근에는 뇌 컴퓨터 단층촬영(CT), 뇌 자기공명영상(MRI)이 널리 보급되면서 교통사고 등으로 사진을 찍고 진단되는 무증상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원인
선천적인 발생 과정의 이상으로 생기나 구체적으로 태생기의 어떤 이상에 의해 생기는지 아직 알려진 바 없다. 일부 매우 드문 유전성 질환과 동반되어 나타난다고 보고되어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에서 가족력이 없으며 자녀에게 유전되지도 않는다.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없다고 믿고 있으나 작은 뇌동정맥 기형이 시간이 지나면서 크기가 증가하는 것이 관찰된다. 이는 혈류역학적인 원인으로 인한 혈관의 확장이나 혈관세포의 증식에 의한 것으로 보이며 이를 근거로 많은 학자들이 뇌동정맥 기형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처럼 아주 정적인 병변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관련신체기관
뇌와 척수
진단
뇌의 영상을 통하여 진단할 수 있다. 과거에는 뇌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이용하였으나 현재는 주로 뇌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진단이 가능하며, 확진과 치료방법의 결정에는 보다 정확한 뇌 혈관조영술이 필요하다.
검사
뇌출혈이 발생하여 응급상황이 되면 뇌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출혈 부위와 출혈 양을 확인하게 된다. 응급상황이 아니라면 뇌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동정맥 기형의 진단이 가능하고 위치와 주변 구조물을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자기공명 혈관조영술(MRA, 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 MR 혈관영상)이 뇌동정맥 기형의 진단에 도움이 되나 대부분의 경우 확진과 치료방법의 결정을 위해 뇌 혈관조영술을 시행한다. 뇌 혈관조영술은 대퇴 정맥을 통하여 관을 집어넣는 다소 침습적인 검사이나 뇌혈관을 작은 분지까지 선명하게 보여주므로 혈관기형의 진단과 치료에 매우 중요한 검사이다.
치료
뇌동정맥 기형의 치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뇌혈관 질환 전문가의 진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는 없으며, 동정맥 기형의 제거가 유일한 치료법이다. 뇌동정맥 기형을 제거하는 세 가지 다른 치료방법이 현재 쓰이고 있는데 이들을 독립적으로 적용하기도 하고 병합하기도 한다.
1) 미세 수술(microsurgery)
전통적인 방법이며, 가장 확실한 제거 방법이다. 수술 즉시 출혈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직경 3cm 이하의 작은 뇌동정맥 기형에 대해서는 90% 이상의 완치율이 보고되고 있다. 뇌의 표면에 위치한 경우 좋은 적응증이 되나 뇌의 심부나 뇌간에 위치한 기형은 수술 합병증이 높다. 뇌출혈로 갑자기 발견된 뇌동정맥 기형의 경우 출혈된 피를 제거하여 뇌압을 낮추기 위해 응급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다.
2) 혈관 내 수술(endovascular treatment)
뇌 혈관조영술과 같은 방법으로 혈관 안에 작은 관을 삽입하여 이 관을 통하여 여러 가지 금속이나 약품을 주입하여, 뇌동정맥 기형이 있는 부위를 막아버리는 방법이다. 수술보다 환자의 부담과 합병증이 적고, 여러 번 반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대부분의 뇌동정맥 기형이 수많은 동맥분지에서 혈류를 공급받기 때문에 막는 것으로써 완치가 잘 되지 않는다. 혈관 내 수술로 뇌동정맥 기형을 부분적으로만 막은 경우, 동정맥 기형 내부의 혈류와 압력이 변하여 뇌출혈이 유발되기도 한다. 약 10%의 비교적 단순하게 생긴 뇌동정맥 기형만이 이 방법만으로 완치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경우 혈관 내 수술은 커다란 뇌동정맥 기형을 일부 막아 크기를 줄여서 미세수술이나 방사선수술이 용이하도록 해주는 병합 치료로서 이용되고 있다.
3) 방사선 수술(radiosurgery)
감마나이프와 같은 방사선수술이 직경 3cm 이하의 뇌동정맥 기형의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는데 완치율은 약 60~85% 정도로 알려져 있다. 수술합병증이 많은 뇌의 심부나 뇌간 부위의 비교적 작은 뇌동정맥 기형의 치료에 유리하다. 그러나 치료 후 뇌동정맥 기형이 완전히 막혀 사라지는데 2~3년의 시간이 걸리고 이 기간 동안 출혈의 위험은 줄지 않으므로 즉각적인 치료 효과를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으며, 방사선 조사에 따른 주변 신경 손상과 같은 합병증이 일부 발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크기가 작고 모양이 단순한 뇌동정맥 기형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비교적 안전하게 잘 치료되나, 크기가 크고 깊게 위치하거나 모양이 복잡한 뇌동정맥 기형은 어떤 치료법으로도 쉽게 치료되지 않는다. 실제로 직경 5~6cm 이상의 복잡한 뇌동정맥 기형의 경우, 어떤 치료법을 사용해도 완치율이 낮고 합병증이 심하여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환자에게 유리한 경우도 종종 있다. 최적의 치료방법은 환자에 따라 다르며, 치료의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뇌혈관질환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 결정한다.
경과/합병증
뇌출혈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서 약 10%의 환자가 첫 출혈로 인하여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50~80%의 환자에서 심한 신경학적 이상(사지 마비나 의식 저하)이 동반된다. 뇌출혈의 위험은 일 년에 약 1~4%이며 해마다 누적되므로 젊은 환자에서는 평생 동안의 뇌출혈 위험이 상당히 크다. 한번 출혈이 있은 후 재출혈의 위험은 첫 일 년간 6~20%로 높다고 알려져 있다.
예전에는 뇌동정맥 기형을 태생기에 생긴 정적인 기형으로 생각하였으나, 최근 연구에 의하면 혈류역학에 따라 조금씩 모양이 변하며 크기가 조금씩 커지기도 하고 때로는 혈전이 생기면서 저절로 막히기도 하는 것이 밝혀져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크기 이상인 경우 자연 치료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두통, 간질, 신경 이상 등의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무엇보다도 뇌출혈의 위험이 계속 있으므로 대부분의 경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요한다.
예방방법
선천성 질환이고 원인을 모르므로 질환 발생 자체를 예방할 수는 없다. 뇌동정맥 기형이 발견된 경우, 대부분의 경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생활가이드
고혈압이 뇌동정맥 기형의 출혈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치료받지 않은 뇌동정맥 기형을 가지고 있는 경우, 혈압을 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