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H 톡톡
안녕하십니까. 서울대학교병원 팟캐스트 건강톡톡 교수 권혁태입니다.‘기립성 어지럼증’ 두 번째 시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기립성 어지럼증의 원인과 진단, 치료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오늘도 역시 우리 병원 신경과 주건 교수님 나와 주셨습니다.
교수님 오늘 주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전에 지난 시간에 다룬 기립성 저혈압과 기립성 빈맥증후군을 다시 짚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각각의 정의와 증상을 간단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일어선 다음 5분이내 수축기혈압 20이상 또는 이완기혈압 10이상 떨어지면 기립성 저혈압, 맥박이 누워있을 때 대비 30회이상 증가하거나 120회가 넘게 빨리 뛰면 기립성 빈맥 증후군입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어지러움증상은 잘 안 생기고 주로 두통, 걸을떄 몸이 붕 뜨는 느낌, 뒷목, 어깨통증으로 나타나며, 빈맥증후군은 불안감, 어지러움증, 기절할 것 같은 증상, 두통, 가슴 두근거림 등으로 나타납니다.
이런 기립성 어지럼증은 왜 발생하는 건가요? 우리 몸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건지, 명확히 밝혀졌나요?
직립보행을 하는 거의 유일한 동물인 인간에서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입니다. 우리 몸에는 자율신경이라는 것이 있어 본인이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혈압, 맥박등이 상황에 맞게 저절로 조정되게 되어 있지만, 자율신경계 교란이 발생되면 이런 조정이 불규칙적으로 바뀌면서 증상이 생깁니다.
기립성 어지럼증의 발생을 높이는 요인 같은 게 있을까요? 특정 질환이나 상황이 기립성 어지럼증 발생에 영향을 준다거나 하는지 궁금합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체온의 변화가 많이 일어나는 상황, 예를 들면 사우나에 가거나 통목욕을 하게 될 경우 잘 생기며, 더운 날 탈수가 일어날 때 역시 발생됩니다. 또한, 식사 직후 갑자기 일어나거나, 술을 마신 직후에도 잘 생깁니다.
기립성 빈맥증후군은 아침 일찍 특히 잘 생기는데,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거나,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증상이 심해지곤 합니다.
사실 일어났을 때 어지럽거나 눈 앞이 흐릿해지거나 힘이 없다고 느끼는 건 다른 이상이 있을 때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입니다. 그냥 좀 피곤하다, 몸 상태가 안 좋다고 지나치기 쉬운데요, ‘이 정도면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는 기준 같은 게 있나요?
누워있거나, 가만히 앉아 있을때엔 증상이 없다가도 일어서거나 돌아다닐 때 어지럽고 머리아프고 무언가 균형이 안 잡히는 것 같은 증상이 있다면, 체위변경과 관련된 증상일 가능성이 높고, 병원에서 간단히 기립성 혈압검사만 받으면 됩니다.
기립성 어지럼증 진단을 위해선 주로 어떤 검사를 하게 되나요?
제일 중요한 것은 경사대검사와 자율신경검사입니다. 이 검사들을 통해 정확한 진단에 이르게 되며, 보통 사람들이 걱정하는 빈혈은 간단한 혈액검사로 배제가 가능하며, 의사선생님들이 걱정하는 심장 때문에 어지러움증이 생기는 것은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24시간 심전도와 심장초음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부정맥이라고 심장의 맥이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이 있습니다. 부정맥 때문에 기절하거나 어지러운 환자는 생각보다 별로 없습니다. 또, 연세가 조금 있으신 분들은 뇌 MRI와 혈관촬영이 필요합니다. 아주 간혹 뇌로 올라가는 척추동맥이 좁아진 경우 이렇게 어지러움증세가 나타나긴 합니다.
기립성 어지럼증으로 진단이 되면, 치료는 어떻게 하게 됩니까? 기립성 저혈압인지, 기립성 빈맥증후군인지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나요?
네. 공통으로 쓰는 방법도 있고, 각각 따로 쓰는 약도 있습니다. 공히 해당되는 치료는 자율신경 기능을 강화시키는 피리도스티그민이라는 약물입니다. 이 약은 저용량부터 시작하면 부작용을 거의 느끼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율신경기능이 향상됩니다. 또, 오메가쓰리를 하루 2그램씩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운동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하체, 등근육운동을 하루 30분씩, 그리고 실내자전거를 40분 이상 타는 것입니다. 환자들이 많이 물어보는 것 중, 요가나 런닝머신은 안되는가 하는 것인데요, 물론 안하는 것보다는 도움이 되겠지만, 많은 연구에서 치료 초기3개월은 앉아서 하는 운동에 집중하는 것이 증상완화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기립성 저혈압 치료의 1번은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의 조정입니다. 대개 나이가 많은 환자들이 많고, 아까도 설명했지만 고혈압약, 전립선약등 여러 약을 먹고 있습니다. 이 약을 줄이지 않으면 증상호전은 거의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미도드린을 쓰며, 최근 드록시도파라는 약물도 사용합니다. 드록시도파는 2014년 미국 FDA에서 허가받은 약물로 개발된지는 20년이 넘었습니다만,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아 희귀약품센터를 통해 심한 저혈압환자들에게 처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아토목세틴이라는 약품도 처방하고 있는데, 최근 이 약과 미도드린의 효과 비교임상시험이 진행중입니다.
기립성 빈맥증후군에 대해서는 맥박을 조절하는 베타차단제, 그 중에서도 프로프라놀롤과 비소프롤롤을 사용하며, 두 약의 치료효과 차이는 거의 없으나 환자 개개인별 상황을 고려해서 처방합니다. 이 병에는 흔히 불안증, 우울감, 압박감이 동반되서 환자들이 공황장애, 우울증으로 진단받기도 하는데요, 최근 저희 센터에서 시행한 연구에선 기립성빈맥증후군 자체만 치료해도 우울증약을 쓰지 않아도 각종 정신증상이 개선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기립성 저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 ‘미도드린’이죠. 교수님께서 2017년 미도드린의 장기복용 안정성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네. 미도드린은 저혈압 치료로 예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만, 그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치료해야 하는지, 피리도스티그민과 같이 쓸 경우 상승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전혀 안 알려져 있었습니다. 제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최소 3개월정도 치료하면 60%정도의 환자들이 거의 증상이 없어질 정도로 치료가 잘 된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기립성 어지럼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그 영향으로 다른 질병이 발생하거나 혹은 기존에 갖고 있던 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을까요?
노인들은 골다공증도 흔히 가지고 있으며, 그래서 뼈가 약합니다. 기립성 저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낙상의 위험이 매우 커지며 이로 인해 골절의 발생도 증가됩니다.
기립성 어지럼증은 치료뿐만 아니라 생활습관 변화가 중요하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관리가 필요한가요?
생활습관의 변화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물을 많이 마실 것, 특히 아침 기상직후 침대곁에 물을 두었다가 앉은 상태로 500씨씨를 한번에 쭉 마시는 훈련이 어지러움증 예방에 상당히 효과가 좋습니다. 기립성어지러움증이 있는 환자들은 가급적 온도차가 심한 사우나등 입욕을 삼가하시고,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합니다. 우리 환자들에게도 운동 얘기를 매번 합니다만, 정말 잘 지켜 따라 하시는 분들은 20-30퍼센트도 안되는 것 같아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약으로 다 고칠 수 없습니다. 생활습관의 변화가 병을 고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환자가 병이 나았다고 느끼는 것, 예를 들면 삶의 질이 나아졌다고 느끼는 것에는 운동이 매우 중요합니다.
식이 조절도 중요할까요? 식사량과 카페인, 알코올 등의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는 말이 있는데요…
과식을 하게 되면 위장관쪽으로 혈액이 몰려서 어지러움증이 더 심해집니다. 너무 조금 드시라는 게 아니라 과식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술도 마찬가지인데, 과다한 음주는 안좋습니다.
마무리>>
서울대학교병원 건강톡톡, 이번 시간에는 기립성 어지럼증의 원인과 진단, 치료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권혁태, 도움 말씀에 우리 병원 신경과 주건 교수님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