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H 톡톡
안녕하십니까. 서울대학교병원 팟캐스트 건강톡톡 교수 김민선입니다.
오늘부터 세 시간에 걸쳐서 우리가 흔히 쓸개라고 하는 담낭과 관련한 질환과 치료법을 알아봅니다. 우리 병원 소화기내과 이상협 교수님 자리에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소화기내과 이상협입니다.
오늘부터 세 번에 걸쳐서, 우리가 주로 쓸개라고 부르는 담낭에 대해서 알아볼 텐데요. 선생님께서 담낭 질환을 보시잖아요. 그런데 일상생활에서 “저 사람 간도 쓸개도 없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하다가 그런 얘기를 하게 됐을까요?
담낭의 ‘담’자가 ‘대담하다’는 의미로 쓰이는 한자와 같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예전엔 담낭을 사람의 줏대, 용기, 배짱 같은 의미로 쓴 것 같아요. 그래서 나온 표현이고요. 의학적으로 그런 의미가 있는지는 근거가 희박하고요. 다만 쓸개가 없어도 사람이 살 수 있다고 조상들이 얘기하신 걸 보면, 후대에 담낭절제술이 이뤄질 거라고 예측하고 만들어낸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끔 했습니다.
이 말을 일상에서 많이 쓰는데 쓸개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뭔가 간과 비슷한 데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실 수 있는데, 저희가 어렸을 때 생물을 배울 때 말고는 볼 일이 별로 없잖아요. 위치가 정확히 어딘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옛날 사자성어를 들면, ‘간담상조’라는 말이 있습니다. 속을 다 보여주는 친구 사이를 간담상조라고 하더라고요. 결국 간과 쓸개는 딱 붙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결국 간은, 사람을 정면에서 보면 명치의 오른쪽에 위치하고 담낭은 그 밑에 있으니까요. 저희가 보통 만져지는 갈비뼈 아래쪽에서 약간 명치 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우리가 명치라고 부르는 쪽에 더 가깝지만 약간 오른쪽. 담낭이 거기 위치하고 있는데, 우리 몸에서 어떤 기능을 하고 있나요?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데, 담낭이 담즙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런데 실제 담낭은 담즙을 만드는 게 아니라,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했다가 몸에서 필요할 때 적절한 순간에 내보내는 창고 같은 역할을 합니다. 특히 지방이 많은 음식이 몸에 들어오면, 맞춰서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흘려 내보내는 게 담낭의 역할입니다.
담즙의 저장고 역할을 한다는 게 맞겠네요. 여기 돌이 생겨서 곤혹을 치르시는 경우가 꽤 많은데요. 우리 몸에서 돌이 생기는 데가 몇 군데 있잖아요. 요로결석, 신장결석도 있고 담석도 있는데요. 이건 왜 생기는 건가요?
담석의 성분을 보면 담즙의 한 성분이 뭉쳐져 만들어지는 돌이 있고 또 하나가 콜레스테롤이 뭉쳐져 만들어지는 돌이 있습니다. 결국 담즙의 한 성분이 이상하게 증가한다든지 아니면 몸에 콜레스테롤이 늘어난다든지 해야 하고요. 또 하나가 돌이 만들어지려면 돌가루끼리 뭉쳐야 하니까 담낭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 정도를 담석이 생기는 이유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담석 자체가 담낭 안에 있는 게 몸에 아주 해로운 건 아닌가요?
그렇죠. 결국 담즙의 한 성분이 뭉친 거니까 증상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문제가 없는데요. 다만, 담낭 내에 위치한 것과 담관 내에 위치한 건 조금 성격이 달라서 그건 구분을 해서 생각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작은 돌은 다 없앨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담낭에 돌이 있어서 통증이 생기는 경우, 통증이 진짜 어마어마하다고 많이 알고 계시는데, 실제 어떤가요?
실제 담석에 의한 통증이 심하게 생기는 경우는, 제일 대표적인 게 담석산통이라고 해서, 담낭과 담관을 이어주는 담낭관에 작은 돌이 걸렸다가 몇 시간 아팠다가 빠졌을 때, 그런 경우가 한 가지 있고요. 또 다른 경우는 실제 담석이 몸에 유해할 수 있는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 대표적으로 급성 담낭염, 급성 담관염, 급성 췌장염을 일으키는 경우엔 참기 어려운 통증을 일으키지만 대체로 담석증의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들 얘기를 들어 보면 통증도 있지만 설명하기 애매한 소화불량, ‘체한 것 같다’, 어떤 분은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진단을 받고 몇 개월 동안 치료를 해도 안 낫는다, 그런데 원인을 찾아 보니 담석증이었다.’ 이런 경우가 있기 때문에 통증 이외에도 설명하기 어려운 비특이적인 소화불량인 경우에도 담석증일 수 있다고 의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소화불량이나 역류성 식도염 같은 증상이 담석증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없을 것 같은데요. 왜 이런 증상들을 유발하는지가 밝혀져 있나요?
담석증의 증상이 생기는 건 좁은 공간을 돌이 막고, 결국 없어야 되는 이상 압력이 생기고 이상 압력이 어딘가로 전달되고요. 대표적으로 담낭 입구를 막으면 담낭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니까 배가 답답하고 소화도 안 되는 것 같고, 그게 더 심해지면 통증도 느끼는 것 같고… 그런 증상이 생기니까 일반적인 위식도 역류염과는 다르죠. 위식도역류염 같은 경우는 야간에도 심하거나 신물이 넘어오는데 물을 한 잔 마시면 조금 좋아진다든지 하는데, 이건 (담석증은) 한번 증상이 발생하면 수 시간 동안 배가 부풀 듯이 아프고 소화도 안 되고, 그러다가 원인이 되는 돌이 어디 넓은 공간으로 빠져 나가면서 압력이 해소되면 그에 따라 증상이 사라지고… 발생 기전이 다르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비특이적인 소화불량이나 역류 증상이 있는 분들 중에 잘 해결이 안 되는 경우….
그런 경우 확인을 해 보는 좋습니다.
담석통증 같은 경우도 담석으로 진단을 받았는데 이게 담석으로 인한 통증인지 구별하기 굉장히 어려울 것 같은데요. 어떤 경우에 이게 담석으로 인한 통증이라는 걸 알 수 있나요?
앞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대부분 소화불량이 동반된 상태에서 복통이 생기고, 복통이 한 번 발생하면 수 시간 동안 지속될 수 있고, 발생 위치가 주로 명치하고 우 상복부에 국한된 경우에는 담석에 의한 통증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등이나 옆구리가 아프거나 하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나요?
옆구리가 같이 아픈 경우는 조금 드물고요. 등이 아프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급성 췌장염이 동반되면 췌장 위치가 사람 몸에서 가장 깊숙한 자리인 위와 척추 뼈 사이에 있기 때문에 거기 염증이 생기면 방사통으로 등쪽이 아프다고 느끼는 분도 있고요. 가끔 견갑골, 날갯죽지 쪽으로 통증이 뻗쳐나가듯이 아프다고 하는데 그건, 많진 않고요. 등이 아프다고 하는 경우는 췌장염이 동반되면 그럴 수 있습니다.
아까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담낭염, 담관염, 췌장염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담과 간의 위치는 아까 설명해 주셨는데요. 간에서 담즙을 받아서 저장하고 있다가 십이지장으로 내보낸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췌장은 어떤 관계가 있길래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그걸 설명해 드리려면, 담낭에서 담즙이 모였다가 십이지장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는데, 보통 원위부 담관이라고 표현을 합니다. 길게 봐서 10cm 정도가 되는데, 그게 십이지장에 도달했을 땐, 췌장에서 췌액이 흘러가는 췌관과 만나서 십이지장에서 합쳐집니다. 끝의 짧은 길이는 담관과 췌관이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작은 담석이 담관 내에 걸리면 담관염이 생기는 거고, 더 밑으로 내려와서 췌관과 담관이 만나는 부위에서 조그만 돌이라도 걸리면 그게 췌장염까지 일으키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담낭에서 왔지만 췌관을 같이 막을 수 있다.’
그렇죠.
실제 담석 진단을 받는 경우가 굉장히 많으실 것 같은데요. 치료는 어떤 경우에 실제로 하게 되나요?
담석의 치료는 담석이 생긴 위치에 따라 구분하시면 됩니다. 담낭에 생긴 담낭석이냐 아니면 담관에 생긴 담관석이냐. 물론 담관석도 담낭에 생긴 돌이 이동을 해서 담관석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발견된 상태의 위치를 봤을 때 담낭에 있는 돌의 경우 증상이 없으면 굳이 치료를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평생을 봤을 때 15%의 환자만 문제가 일어나기 때문에 증상을 일으킨 것, 즉 담석산통, 급성 담낭염, 급성 담관염, 급성 췌장염의 원인이 담낭에 있는 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만 치료를 하고요. 이때 치료는 담낭절제술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담관에 있는 돌은 크기가 작더라도 길게 봤을 때 90% 이상에서 증상을 일으키고, 증상이 한 번 발생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황달이 생기고 패혈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담관에 생긴 담석은 크기, 개수와 무관하게 가능한 한 빨리 치료하는 게 좋습니다. 담낭에 있는 돌과 다르게, 담관에 있는 돌은 특징적으로 최근 내시경 기술이 많이 발전하면서 수술 없이 내시경 시술로 95% 이상 안전하고 완전하게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치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담관과 담낭,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특히 담관 쪽에 있는 경우 내시경으로 할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경우, 내시경으로 검사만 하는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은데요.
그렇죠. 내시경으로 한다고 표현할 때, 일반적으로 하는 위내시경 검사하고는 조금 다르고요. 치료목적으로 하는 거라서요. 위내시경을 한 10분 한다고 생각하시면 담석을 제거하는 내시경 시술은 한 시간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숙련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시간 정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신마취를 하는 건 아니죠?
원칙적으로 미국 등 북미, 서구에서는 시술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참을성이 없는 환자가 많아서 전신마취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환자분들은 참을성이 많으시고 여러 의료 현실로 인해서 의식하 진정내시경, 소위 말하는 수면내시경 정도의 얕은 마취를 하고 시술을 합니다. 큰 문제 없이 잘 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이제 담낭 쪽 돌도 조금 더 여쭤보려고 하는데요. 15% 정도가 평생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증상이 없으면 치료를 안 해도 된다고 하셨는데요. 혹시 담낭 검사를 했는데 안에 돌이 10개 있다, 또는 엄청 큰 게 있다면 혹시 치료나 이런 것이 달라지나요?
과거에 크기를 기준을 한 적이 많습니다. 담낭암 환자를 수술했더니 큰 돌이 같이 있는 경우가 많다, 돌이 크면 담낭암이 같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수술을 권고했었는데요. 최근 연구 결과에서는 그 관계가 미약하다고 해서, 크기를 기준으로 삼지는 않고 증상을 기준으로 삼고요. 작은 돌이 여러 개 있다면, 오히려 큰 돌 한 개 있는 것보다 움직일 수 있는 돌이 많기 때문에 증상 발생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에 수술을 하지는 않습니다. 증상이 생기면 수술을 권고합니다.
요로결석 같은 경우에는 엄청 통증이 심하다가도, 소변 보고 나서 빠져 나왔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담석도 그런 경우가 있나요?
간혹 있습니다. 아주 크기가 작으면, 아까 말씀 드린 담관과 췌관이 만나는 부위에 살짝 걸렸다가 십이지장으로 빠져 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확률적으로 제시하기 어려울 만큼 드문 일이고, 그 돌이 빠져나갔다는 걸 증상만 갖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가령 돌이 담관 바깥으로 빠져 나간 건지 아니면 좁은 공간에 있다가 넓은 공간으로 옮겨간 건지… 돌이 빠진 건지 옮겨 간 건지가 구별이 안 되기 때문에 결국 검사를 해서 확인을 하고 있는 경우에 제거를 하는 게 타당한 접근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오늘 담낭과 담석에 대해 알아봤고요. 다음 시간엔 담낭염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팟캐스트, 지금까지 진행에 김민선, 도움 말씀에 우리 병원 소화기내과 이상협 교수님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