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혈관종
[hepatic hemangioma]
간 내 혈관이 기형적 변화를 일으켜 스펀지의 단면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덩어리를 형성한 질환
신체기관
간
복통
정의
혈관은 간을 형성하는 여러 정상 조직 중 하나이다. 간세포, 담관, 혈관 등이 정해진 배열대로 규칙적으로 나열되어야 정상적인 간의 구조를 이루고 이를 통하여 정상적인 간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런데 혈관 조직이 마치 선천성 기형처럼 뭉쳐서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것이 간혈관종이다. 그러나 이 덩어리를 이루는 혈관 조직은 악성 종양, 즉 암을 이루는 조직과는 달리 정상 세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양성 종양이다. 이 조직을 얻어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다양한 크기의 혈관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 모양이 스펀지와 같은 해면동물 같다고 하여 해면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간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피부나 위장관 등 신체의 다른 곳에도 발생할 수 있다.
증상
혈관종은 대부분이 작고 무증상이며 우연히 초음파 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크기가 크거나 여러 개인 경우 통증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지름이 4cm가 넘는 경우를 거대 혈관종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거대 혈관종에 의한 증상으로는 복통 혹은 복부 불편감이 가장 흔하다. 식사를 조금만 하여도 배가 부른 조기 포만감, 구역, 구토가 있을 수 있고, 복부의 다른 장기를 누르거나 밀어서 증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몇 개월 혹은 몇 년간 지속될 수도 있는데 혈관종에 의한 증상인지 다른 질환에 의한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종양 안에 있는 혈관 내부에서 혈액이 응고하는 혈전, 혈관벽이 손상되어 혈액이 혈관 밖으로 새어나가는 출혈이 발생하면 급작스럽게 복통이 발생할 수도 있다.
원인
간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 가운데 가장 흔하지만, 그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최근에는 영상 진단장비가 발전되고, 건강 검진을 통해 증상이 없는 사람들도 많은 검사를 시행하게 되면서 더욱 많이 발견되고 있다. 여성에서 더 많이 발견되고, 임신 혹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투여로 크기가 증가할 수 있어 여성 호르몬이 혈관종의 발생 혹은 성장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으나, 이들의 직접적인 관계에 대해 뚜렷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관련신체기관
간
진단
혈관종의 진단에 도움이 될 만한 혈액 검사는 없다. 초음파 검사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만으로 진단은 어렵지만, 대개 초음파 사진에서 주변보다 밝게 보이는 덩어리로 나타나며 의학 용어로 이를 높은 에코를 보인다고 한다. 증상이 없는 사람이라도 초음파에서 고에코성 덩어리가 보이면 혈관종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추가로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테크네슘-적혈구 스캔(99mTc-RBC scan) 검사를 통해 비교적 정확하게 혈관종을 진단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도 진단할 수 없는 경우 혈관조영술을 이용하여 진단을 시도할 수 있으나 조직검사는 출혈의 위험이 높아 잘 하지 않는다.
진단에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혈관종이 만성 간질환 없이 건강한 사람에서 발견되었는지, 만성 간질환 환자나 악성 종양이 있었던 환자에서 발견되었느냐 하는 정보이다. 만약 간질환이나 악성 종양이 없었던 건강한 사람에서 발견되었으면 CT나 초음파 등의 영상학적인 검사를 통하여 혈관종으로 판단하는 데 무리가 없다. 그러나 만성 간질환이 있거나 또는 간암, 악성 종양의 병력이 있는 경우, 악성 종양이 간으로 전이되어 혈관종과 유사하게 보일 수도 있어, 이 경우초음파, 컴퓨터 단층촬영, 테크네슘-적혈구 스캔 검사를 모두 실시해도 정확한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만성 간질환이 있거나 혈관종처럼 보이는 전이성 병변을 만들 수 있는 악성 종양의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임상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반면 기저 간질환이 없었던 사람은 지속적으로 추적 검사를 할 필요는 비교적 적다.
검사
1) 컴퓨터 단층촬영(CT)
3cm 이상 크기의 혈관종의 경우는 진단의 정확도가 86%에 이른다. 그러나 크기가 2cm 미만인 경우는 진단의 정확도가 42%로 떨어진다.
2) 자기공명영상(MRI)
해면상 혈관종에 대해서는 90% 이상 진단할 수 있을 정도로 유용한 검사이며, 특히 크기가 작은 혈관종에서 유용하다.
3) 테크네슘-적혈구 스캔(99mTc-RBC scan)
테크네슘이라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우리 몸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적혈구에 부착하여 이 적혈구가 혈관종 안쪽으로 채워져 들어가는 양상을 살펴보는 검사이다. 해면상 혈관종이 아닌 병변과 구분할 때, 혈관종이 아닌 병변은 거의 100% 음성으로 나타나는 유용한 검사이다.
4) 혈관조영검사
일반적으로 사타구니에 1cm 크기의 작은 절개를 가하고, 대퇴 동맥에 카테터라고 부르는 작은 관을 삽입하여 혈관종으로 혈액이 공급되는 동맥까지 접근하는 검사이다. X선에서 밝게 보이는 조영제라는 약물을 카테터를 따라 흘려보내어 X선 촬영을 하면 혈류가 흐르는 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데, 이때 특징적인 소견을 보이고, 한참 동안 혈관종 안에 남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징적인 소견은 첫째, 병변이 조영제가 병변 전체에 한 번에 퍼지는 것이 아니라 변연부에는 조영제가 주입되는데, 아직 중심부에는 조영제가 들어가지 않고 천천히 들어가는 양상으로 보이는 것이다. 둘째, 변연부에 조영제가 주입되는 양상이 병변을 중심으로 띠처럼 균일한 두께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어떤 변연 부분은 덩어리진 것처럼 많이 들어가고 또 다른 변연 부분은 주입되는 정도가 별로 되지 않는, 소위 결절형으로 주입되는 양상이다. 셋째, 조영제가 주입될 때에도 천천히 중심부로 들어가는 것처럼 빠져나올 때에도 천천히 빠져 나오기 때문에 주변에 다른 조직으로 들어간 조영제는 이미 동맥으로 들어온 조영제가 조직을 거쳐 정맥으로 빠져나간 뒤에도 혈관종 내부에는 조영제가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치료
혈관종은 대부분의 경우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다만 혈관종이 크고 복부 팽만, 복통 등 괴로운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에는 치료할 수 있다. 혈관종이 간 한쪽에 치우쳐져 있다면 수술로 떼어낼 수가 있고, 절제가 안 된다면 방사선 치료나 혈관종으로 가는 혈관을 막는 색전술이라는 치료로 그 크기만 줄여도 증상이 경감될 수 있다. 파열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이므로 파열을 염려하여 미리 절제하는 것은 수술이 동반하는 잠재적인 위험성을 고려할 때 권장하지 않는다. 드물게 파열된 경우 간동맥 색전술이나 결찰술을 시행하여 출혈을 멈추게 한 후 절제할 수 있다.
경과/합병증
혈관종은 양성 종양으로 대부분 증상이 없고, 악성 종양(암)으로 진행하지는 않는다. 혈관종은 거의 대부분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간에 대한 초음파 등 영상 검사는 간암과 같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과 구별하는 데 의의가 있을 뿐이다.
종양 안에 있는 혈관 내부에서 혈액이 응고하는 혈전, 혈관벽이 손상되며 혈액이 혈관 밖으로 새어나가는 출혈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는 급작스럽게 복통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복강 내부로 파열되면서 복강으로 출혈이 일어나는 혈성 복강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 매우 드문 경우에 속한다.
생활가이드
특별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건강 검진으로 시행한 복부 초음파 검사 혹은 컴퓨터 단층촬영(CT) 등 영상검사에서 혈관종이 발견되는 경우, 대부분은 염려할 필요가 없다.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치료를 고려할 수 있으며, 여성에서 임신하였을 때나 에스트로겐 복용 시 크기가 증가할 수 있다. 이 경우도 대부분 문제가 되지 않으나 사람에 따라 다르므로 담당 진료의사와 상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