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를 받으면 왜 피부가 약해질까요?
항암제 투여 시 피부가 약해지는 것은 항암제가 암세포뿐 아니라 피부세포에도 손상을 주기 때문입니다. 암세포가 정상 세포와 차이를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빠르게 분열한다는 점입니다. 전통적인 세포 독성 항암제들은 이와 같은 암세포의 특징에 착안하여,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들을 선택적으로 파괴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 중 피부세포, 장점막세포, 골수세포 등도 빠르게 분열하기 때문에, 이들 정상 세포 역시 항암제에 의해 손상을 받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정상 세포의 손상을 줄이기 위하여,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항암제들은 최신 분자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암세포에 대한 선택성을 더욱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개발된 항암제 중에서 대장암, 두경부암, 폐암, 췌장암 등의 치료에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 “표피성장인자수용체 억제제(EGFR-inhibitor)”의 경우에는, 암세포에 많이 발현되는 특정 단백질을 매우 선택적으로 공격합니다. 그러나 이들 단백질은 공교롭게도 피부세포에도 많이 발현되는 특징이 있어 피부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피부 부작용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항암제가 바로 이 계열의 항암제로, cetuximab(얼비툭스), gefitinib(이레사), erlotinib(타세바)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 약제 투여 시 농포 여드름, 모발 이상, 피부 건조증, 가려움증, 손톱 주변 이상 등과 같은 피부 특이 반응이 매우 흔히 발생하며, 발생률은 보고에 따라 45~100%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같은 피부 부작용은 많은 환자에서 당연히 생길 수 있으며, 피부과에서의 도움으로 많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최근 환자들의 피부 문제를 줄이기 위한 여러 조절 방법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피부 문제 발생 시, 주치의에게 자세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