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
[dyslexia]
난독증(dyslexia)은 글을 정확하고 유창하게 읽지 못하고 철자를 정확하게 쓰기 힘들어 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학습 장애의 한 유형으로 읽기장애라고도 한다.
정의
난독증(dyslexia)은 글을 정확하고 유창하게 읽지 못하고 철자를 정확하게 쓰기 힘들어 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학습 장애의 한 유형으로 읽기장애라고도 한다. 정확하지만 많이 느리게 읽는 경우도 난독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난독증의 진단기준이 자주 바뀌다보니 아직도 수십 가지 서로 다른 진단기준이 사용되고 있어 진단기준의 일관성이 부족한 편이다. 좁은 의미의 난독증은 독해 능력은 정상이나 글자를 소리로 바꾸는 해독능력에만 문제가 있는 경우를 말하지만 일반적 의미의 난독증은 독해 능력에 상관없이 해독 능력의 문제가 있는 모든 경우를 포함한다. 유창하게 읽지 못하면 독서량이 줄어서 나중에 어휘력과 이해력도 저하될 수 있다. 지금까지 난독증은 원인이 아직 안 밝혀져서 확실한 치료방법이 없는 병이라거나 영어권에서만 있는 병, 치료를 할 수 없는 병, 글자를 거꾸로 읽는 병, 천재성도 함께 가지게 되는 병으로 잘못 알려져 왔다. 현재 난독증은 많은 연구가 되어 그 정체가 거의 밝혀진 병이며 우리나라에도 영어권과 마찬가지로 5%정도의 난독증 환자가 있고 그들도 조기에 진단받기만 하면 큰 어려움 없이 치료된다고 알려져 있다.
원인
과거 난독증은 시각적인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뇌 영상 연구와 인지심리학 연구 결과가 축적되면서 뇌의 기질적 원인에 의한 신경발달장애인 것으로 판명이 되었다. 유전의 영향이 커서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으나 단일한 유전자가 아닌 여러 유전자가 관여하며 이 유전자들은 발달 초기 뉴런의 이동과 연결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뇌 영상연구에서 좌뇌의 언어 및 읽기와 관련된 영역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이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 뇌의 구조적 이상은 말소리를 가장 작은 단위까지 인지하고 처리하는 능력인 음운처리능력의 이상을 유발하는데 음운처리능력의 이상이 생기면 문자와 소리의 대응을 학습하지 못하거나 문자와 소리를 대응시킨 다음 이를 조합하여 의미 있는 낱말의 소리로 발음하지 못하게 된다. 현재 좌우뇌 불균형, 우뇌 억제의 실패, 말소리가 아닌 일반적인 청지각의 문제, 또 평형감각 또는 감각통합 문제는 난독증의 원인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내려진 상황이다.
증상
난독증은 정규교육이 시작되면서 또래들에 비해 학업수행이 뒤쳐지므로 교사 또는 부모에 의해 처음 발견된다. 읽기의 어려움 뿐 아니라 계산, 주의력, 또래 관계 등 여러 영역에 걸쳐 어려움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어려서 말하기가 늦거나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혀 짧은 소리가 늦게까지 지속되기도 하며 글자 공부나 책에 관심이 없어 독서경험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읽을 때 오류가 많은데 1음절 단어나 음운변동이 있는 단어를 읽기 힘들어하고 단어 속 자음, 모음의 순서를 헷갈리는 모습을 보인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다음절어를 읽을 때와 조사 등 기능어를 읽을 때 생략이나 대치하는 경향이 있다. 맞춤법이 자주 틀리고 작문 능력이 부족하며 날짜, 사람이름, 전화번호를 외우기 힘들어 한다. 청소년기가 되어도 여전히 읽기가 느리고 힘겨워서 독서나 공부를 싫어하며 맞춤법 실수는 성인기가 될 때까지 지속된다.
진단/검사
난독증은 지적장애, 단순발달지연만으로 설명되지 않아야 하므로, 지능지수가 70±5 이상이어야 하고 학령기 초기부터 존재해야 하며 나중에 생긴 것이 아니어야 한다. 또 외부 환경적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야 한다. 빈곤하거나, 돌봄을 제공하지 못하는 가정환경, 전체적으로 불충분한 교육 기회가 의심된다면 진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 학업기술의 발달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시력 혹은 청력 장애, 신경과 및 운동 장애가 그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학습장애에는 ADHD, 의사소통장애, 발달성 조정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 같은 다른 신경발달장애는 물론 불안, 우울, 양극성장애 같은 다른 정신장애도 공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에도 학습장애 진단을 내릴 수 있지만, 동반질환이 학습기술의 습득을 방해한 주요인으로 판단되는 경우 학습장애로 진단하지 않는다. 병력청취와 문진을 통해 난독증이 의심되면 심리교육학적 평가가 필요하다. 심리교육학적 평가는 3부분으로 이루어지는데, 첫째, 아동의 지적수준 평가, 둘째, 읽기, 쓰기 영역에서의 학업성취도 평가, 셋째, 학습의 기저가 되는 정보처리 능력에 대한 신경심리학적 평가다. 아동의 지적수준은 통상 웩슬러 지능검사로 측정한다. WISC-IV를 시행하는 경우, 아동의 지적수준을 전체지능이 아니라 GAI라는 지표점수를 통해 추정할 수도 있다. 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 도구는 학생의 현재 수준이 자기 학년에서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지 알려준다. 학습의 기저가 되는 정보처리능력을 평가하는 국내 검사에는 CLT, KORLA,RARCP,BASA 등이 있으며 이러한 검사들은 공통적으로 의미단어와 무의미 단어 소리 내어 읽기, 긴 글 소리 내어 읽기, 음운인식능력 검사, 기타 음운처리능력 검사(빠른이름대기, 작업기억력, 단기 기억력), 받아쓰기와 언어이해력 평가와 같은 검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치료
아직 난독증을 치료하는 약은 없으며 언어치료와 특수교육을 통해 치료한다. 한글도 영어와 마찬가지로 자모문자체계(alphabetic writing systems)를 가지고 있는데 자모문자체계를 사용하는 문화권에서 발생한 난독증의 치료방법은 모두 유사하다. 난독증의 치료는 보통 음운인식 훈련, 체계적인 파닉스 교육, 해독 훈련, 유창성 및 철자훈련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음운인식훈련이란 말소리를 말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인 음소 수준에서 인지하고 분절, 합성, 조작하는 능력을 키우는 연습을 말한다. 체계적인 파닉스 교육은 자모 낱자가 어떤 발음이 나는지에 낱자와 소리의 대응관계에 대해 학습하는 것이다. 해독 훈련에서는 파닉스 교육에서 배운 자모 낱자의 소리에 대한 지식을 이용해서 낱말을 읽을 때 낱말을 구성하는 모든 자음, 모음 소리를 합성해서 읽는 연습을 실시한다. 해독훈련이 충분히 이루어져서 어떤 낱말이든 추측하지 않고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면 글을 유창하게 읽는 연습과 불러주는 소리를 듣고 받아쓰는 연습을 시작한다. 음운인식능력을 중심으로 한 치료의 효과와 조기개입의 이득에 관한 객관적 증거는 많이 축적되었다. 그러므로 청지각훈련, 시지각훈련(안구운동, 얼렌 렌즈 등), 감각통합치료, 운동치료(IM), 뉴로피드백 등 근거가 빈약한 치료가 난독증 아동에게 권하여져서는 안 된다.
경과/합병증
예후는 학생이 가진 음운처리능력의 약점이 얼마나 심한지와 이를 보완하는 지능을 비롯한 다른 인지적 능력이 얼마나 강한지에 달려 있다. 조기에 발견하고 집중적인 치료교육을 적절하게 실시한다면, 대부분 극복할 수 있거나 어려움이 최소화된다. 조기에 인지 못한 경우, 현재 가진 장해를 우회하거나 보상할 수 있는 책략을 지도하거나 보조기기를 제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울러 학교에서 외국어 대신 다른 과목을 이수할 수 있게 해 주거나 시험시간을 연장해주거나 구두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해주는 등의 편의를 제공해 주면 점차 학습기술의 발달이 촉진되고 학교적응에 도움이 된다. 늦게 발견이 되거나 제대로 된 치료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읽기와 쓰기 문제가 성인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