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편집실

사진. 박순재(Studio Cube)

Q. 연구를 시작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신장이식 후 항체매개거부반응*은 이식받은 신장을 잃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거부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먼저 공여자 특이 항체 검사를 시행하고 항체가 발견되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신장 조직검사를 합니다. 하지만 조직검사는 신장 조직을 직접 떼어내야 하므로 출혈이나 통증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혈액검사만으로 거부반응 위험을 정밀하게 가려낼 수 있다면 환자의 조직검사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Q. ‘공여자 특이 항체’는 무엇인가요?

공여자 특이 항체는 환자의 면역체계가 이식받은 신장을 낯선 조직으로 인식하면서 만들어지는 항체입니다. 거부반응 위험이 높아졌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체가 검출됐다고 해서 모두 거부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항체가 발견된 환자 가운데 실제 거부반응이 확인되는 비율은 약 30~40%입니다. 따라서 항체 검사만으로는 확진하기 어려워 실제 신장 조직의 손상 여부를 보여주는 추가 정보가 필요합니다.

Q. 조직검사 전 거부반응 위험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이식받은 신장의 세포가 손상되면 신장에서 나온 DNA 조각이 혈액 속으로 흘러나옵니다. 이를 채혈로 측정하는 검사가 세포유리 DNA** 검사입니다. 이 검사를 활용하면 이식받은 신장 조직이 실제로 손상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여자 특이 항체 검사가 면역반응이 시작되었다는 ‘위험 신호’를 보여준다면 세포유리 DNA 검사는 실제 신장 조직의 손상 여부를 반영합니다. 두 검사가 서로 다른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함께 활용하면 거부반응위험을 더욱 정밀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두 검사를 병합했을 때 진단 정확도가 뚜렷하게 향상되었습니다.

Q. 세포유리 DNA 검사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세포유리 DNA 수치가 낮은 환자는 실제로 거부반응이 없을 가능성이 97.8%에 달했습니다. 이는 당장 조직검사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를 비교적 안전하게 가려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수치가 높으면 이식받은 신장의 미세혈관에 염증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어 조직 손상을 조기에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세포유리 DNA 검사는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대신 조직검사가 꼭 필요한 환자를 선별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이번 연구가 이식 후 관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신장이식 후 공여자 특이 항체가 발견되면 환자와 의료진 모두 거부반응을 우려하게 됩니다. 하지만 항체가 검출된 모든 환자에게 곧바로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공여자 특이 항체 검사와 세포유리 DNA 검사를 함께 활용하면 채혈만으로 거부반응 위험도를 보다 세밀하게 나눌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앞으로 세포유리 DNA 검사가 정기적인 추적 관찰에 활용된다면 위험도가 높은 환자는 필요한 조직검사와 치료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위험도가 낮은 환자는 불필요한 침습적 검사를 피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환자의 상태와 위험도에 따라 검사와 치료 계획을 달리하는 맞춤형 이식 후 관리가 가능해지기를 기대합니다.

* 항체매개 거부반응:환자의 면역체계가 이식받은 장기를 공격하는 항체를 만들어 혈관과 조직에 손상을 일으키는 거부반응 ** 세포유리 DNA: 세포가 손상되거나 죽는 과정에서 혈액 속으로 나온 작은 DNA 조각으로 신장이식 환자에서는 이식받은 신장에서 유래한 DNA의 양을 측정해 장기 손상 여부를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