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편집실

사진. 황필주(79Studio)

Q. 기존 검사로 원인을 찾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전장
유전체분석(WGS)* 을 시행하게 된 핵심 이유는 무엇인가요?

희귀질환 환자의 약 50%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미진단’ 상태로 남습니다. 기존 검사는 단백질 설계도인 코딩 영역**에만 집중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원인 변이가 비암호화 영역 등 기존 검사가 놓쳤던 사각지대에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유전체를 빠짐없이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었고, 이를 위해 WGS를 심도 있게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Q. 1,452가구 분석을 통해 46.2%의 진단률을 기록했습니다.
기존 검사와 가장 큰 차별점은?

한마디로 유전체를 빠짐없이 본다는 점입니다. WGS는 코딩 영역뿐 아니라 비암호화 영역, 구조적 변이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진단율이 약 10%p가량 높습니다. 특히 환자 단독 분석보다 부모를 포함한 가족 기반 분석을 진행했을 때 진단 정확도가 훨씬 높았는데, 이는 변이의 병원성을 해석하는 데 결정적인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Q. 진단에 성공한 사례 중, 실제 치료법의 변화로 이어진
구체적인 성과를 소개해주세요.

분석 환자의 18.5%에서 직접적인 치료 전략이 수정되었고, 약 4%의 환자는 해당 질환에 특화된 유전자 치료제나 맞춤 약물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병의 원인을 몰라 둘째 갖기를 주저했던 가족들이 정확한 상담을 통해 다시 희망을 품게 된 것이 큰 의미입니다.

Q. 앞으로 WGS가 희귀질환의 1차 표준 검사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비용과 전문 인력 부족이라는 제약이 있지만, 기술 발전으로 정확도가 높아지고 비용이 낮아지면 결국 필수적인 표준 검사가 될 것입니다. 전문가들이 환자에게 가장 효율적인 검사법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를 뒷받침할 의료 시스템과 보험 정책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오랜 시간 ‘진단 방랑’을 겪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이번연구가 어떤 희망이 될까요?

이번 연구는 원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진단은치료를 위한 첫 걸음입니다. 지금 당장 치료제가 없더라도 정확한 진단은 질환의 경과를 이해하고, 전 세계적인 데이터와 연결되어 치료법을 연구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됩니다. 한국에서도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 사업을 통해 희귀질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그 가능성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 전장 유전체 분석 (Whole Genome Sequencing, WGS): 인간 유전체의 약 30억 쌍 염기서열 전체를 한꺼번에 분석하는 기법 ** 코딩 영역 (Coding Region): 유전체 중 실제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 본문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전체 유전체의 약 1~2%에 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