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편집실

사진. 황필주(79Studio)

Q. 환자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무증상 영상 이상반응*
주목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과거 표적항암제 시절부터 부작용을 겪는 환자가 오히려 치료 예후가 좋다는 통계가 많았습니다. 면역항암제 시대에 들어와 환자는 편안한데 CT 영상에서만 미세한 변화가 포착되는 사례들을 보며, 이것이 면역학적인 ‘긍정적 신호’일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이 직관을 토대로 영상의학과와 협력해 정밀 분석에 착수했습니다.

Q. 영상 속 이상 소견이 ‘긍정적 신호’로 해석되는 구체적인
근거는 무엇인가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주변 정상 조직에 미세한 염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이를 의미 없는 ‘비특이적 소견’으로 넘겼지만, 사실은 면역 활성화의 흔적이었습니다. 마치 고성능 엔진이 강력하게 가동될 때 발생하는 ‘뜨거운 열기’처럼, 영상 속 변화는 환자의 면역 엔진이 암세포를 제압하기 위해 최적의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Q. 폐렴 음영이나 대장벽 비후 등의 징후가 실제 예후와
어떻게연결되나요?

영상의학과에서 정교하게 분석해낸 폐렴 음영, 대장벽 비후, 림프절 종대 등은 면역 체계가 고도로 활성화되었다는 증거입니다. 분석 결과, 이러한 징후를 보인 환자들은 질병조절률(DCR)** 100%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영상 속 작은 신호가 사실은 장기 생존을 약속하는 강력한 예고 지표였던 셈입니다.

Q. 실제 분석 결과, 생존율 차이는 어느 정도였습니까?

소화기내과 박제연 교수님이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무증상 영상군(Asymp AE)의 24개월 전체 생존율(OS)은 82.5%에 달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임상 평균(약 40%대)이나 실제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는 군(40.5%)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입니다. 삶의 질을 해치는 증상 없이 영상에서만 미세하게 반응이 포착된 분들이 가장 오래 생존하신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입니다.

Q. 이번 연구 결과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그간 의료진은 증상이 없어도 영상이 변하면 독성 우려 때문에 치료 지속 여부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 변화는 치료를 멈춰야 할 독성이 아니라, 치료가 잘 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확신을 줍니다. 덕분에 의료진은 불필요한 중단 없이 최적의 치료를 끝까지 이어갈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Q. 영상에 이상이 생겨 불안해하는 환자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컨디션은 좋은데 영상에 새로운 소견이 보인다면, 그것은 환자분의 면역 체계가 암세포를 이기기 시작했다는 고무적인 신호입니다. 의료진이 다학제 협진을 통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니, 너무 염려 마시고 현재의 치료 과정을 믿고 완치의 희망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무증상 영상 이상반응(Asymptomatic radiologic adverse events,Asymp AE): 환자가 피부 발진, 설사, 호흡 곤란 등 외형적인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CT나 MRI 등 영상 검사 상에서만 미세한 염증이나 변화가 포착되는 상태 **질병조절률 (Disease Control Rate, DCR): 치료 후 암세포의 크기가 줄어들거나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안정된 상태(안정 병변)를 유지하는 환자의 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