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촬영한 1분 영상으로
자폐 조기 선별의 길을 열다
김붕년·김영곤 교수 연구팀(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융합의학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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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j Digital Medicine
(네이처 자매지, IF: 15.1)』 게재 -
2025.9
홈 비디오를 통한 자폐장애 조기선별 도구의 개발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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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
음성과 평가척도를 활용한 자폐장애 선별도구 개발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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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
자폐스펙트럼장애 디지털 헬스 빅데이터 구축 및 인공지능 기반 선별·진단보조·예측 기술 개발 연구의 2단계 연구 착수(~2028. 12월까지 2단계, 이후 3단계 연구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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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자폐 디지털-바이오 빅 데이터를 활용한 의료기기 개발연구: 조기 선별을 위한 도구 뇌영상기반 자폐 진단 가능성 확인- AUROC 85%, 예민도 83%, 정확도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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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자폐스펙트럼장애 디지털 헬스 빅데이터 구축 및 인공지능 기반 선별·진단보조·예측 기술 개발 연구 착수 -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디지털-바이오데이터를 통합한 자폐-고위험군-건강군 코호트 구축 완료
‘가 정에서 촬영한 동영상과 AI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장애 조기 선별모델 개발’
자폐스펙트럼장애에서는 조기 진단과 개입이 예후를 크게 좌우합니다. 만 2세 이전에 치료를 시작하면 언어 발달과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지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대형병원 진단 대기만 1~2년이 걸리고, 미국도 평균 진단 연령이 54개월입니다.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가 많습니다. 더구나 기존 검사는 전문가가 장시간 대면 평가를 해야 하고, 보호자 설문은 정확도가 낮아 조기 선별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가장 편안한 환경에서 관찰할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12개월 전후부터 일상적인 상호작용에서 어려움을 보이는 자폐 아동의 특징에 주목한 것입니다. 자폐 아동은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고 성인의 동작을 모방하지 못하며, 놀잇감을 주고받는 데 서툽니다. 이런 신호는 진료실보다 집에서, 전문가보다 주 양육자가 먼저 알아챌 수 있습니다. 이 점에 착안해 부모가 집에서 세 가지 간단한 과제를 촬영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이름 부르기, 모방, 공놀이를 각각 1분 이내로 촬영해 모바일 앱으로 전송하면 AI가 자동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입니다. 생후 18~48개월 아동 510명을 대상으로 검증한 결과, 세 과제를 종합한 모델은 AUROC* 0.83, 정확도 75%를 보였고, 한 편의 영상 분석에 평균 14초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AI는 특히 자폐 아동이 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
* AUROC: 자폐 아동과 정상 발달 아동을
구분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1에 가까워질수록 신뢰도가 높음
세포 노화를 겨냥한 당뇨병 치료의 새 길
조영민 교수 연구팀(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제1저자 공병수 박사)-
『실험 및 분자 의학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IF 12.9)』 게재 -
2025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연구팀, MOTS-c가 췌장 베타세포 노화를 타겟팅해 제1형 및 제2형 당뇨병 발병 예방 또는 지연 효과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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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연구팀, MOTS-c가 면역세포에 작용해 제1형 당뇨병 발병 예방 또는 지연 가능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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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미토콘드리아 유래 펩타이드 MOTS-c 발견,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 개선 작용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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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와 일본 연구팀, 특정 미토콘드리아 DNA 변이와 당뇨병 연관성 규명
‘ 미토콘드리아 펩타이드 MOTS-c의 베타세포 노화 억제 효과 규명’
당뇨병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1형 당뇨병은 면역 세포가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를 공격해 파괴하는 자가면역 질환이고, 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에 기인합니다. 발생 기전은 다르지만 당뇨병 치료는 오랫동안 혈당 조절이나 면역 억제에 집중해 왔습니다. 특히 1형 당뇨병에서는 자가면역 반응을 막기 위해 다양한 면역 억제 치료를 시도했지만 장기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 그 이유가 밝혀졌습니다. 1형과 2형 당뇨병 모두 췌장 베타세포의 노화가 공통 발병 기전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입니다. 노화된 베타세포는 염증 물질을 분비해 주변 베타세포까지 손상시키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연구팀은 이 노화 과정 자체를 막으면 당뇨병 진행을 근본적으로 지연시킬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법을 찾는 과정은 퍼즐 맞추기와 같았습니다. 2007년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연구팀은 일본 연구팀과 공동으로 특정 미토콘드리아 DNA가 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나 기전은 알 수 없었습니다. 8년이 지난 2015년 미국 남가주대학 연구팀이 미토콘드리아 유래 펩타이드 MOTS-c를 발견하고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를 밝혔습니다. 저희는 2007년 발견한 DNA 변이 부위가 바로 MOTS-c를 만드는 곳이라는 연결고리를 발견했고, 2021년 MOTS-c가 면역세포를 조절해 1형 당뇨병 발병을 지연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연구에서 마침내 MOTS-c가 베타세포 노화 자체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MOTS-c는 베타세포의 ‘가속 노화’를 막습니다. 노화는 원래 천천히 일어나지만, 베타세포는 염증이나 대사 스트레스를 받으면 훨씬 빠르게 늙습니다. 2형 당뇨병 환자의 베타세포는 인슐린 저항성을 극복하려고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점점 어려워지는 시험문제를 풀기 위해 계속 공부해야 하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MOTS-c는 이 가속 페달에 브레이크를 걸어 베타세포의 과도한 스트레스를 막고, 노화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합니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을 ‘혈당 조절’에서 ‘세포 노화 제어(senotherapeutic 세노테라퓨틱)*’로 전환하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합니다. 지금까지는 높아진 혈당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베타세포가 왜 망가지는지 그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MOTS-c는 우리 몸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펩타이드이기 때문에 부작용 없이 근본 원인을 치료할 가능성을 보여주며, GLP-1** 계열 당뇨병 약제와 병용 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됩니다. 실제로 MOTS-c 유사체는 이미 지방간과 비만 치료 임상시험이 진행 중입니다. 향후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 대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다발성 경화증,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다른 자가면역 질환으로도 연구를 확장할 예정입니다. 18년에 걸친 연구 여정이 당뇨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갈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 세노테라퓨틱(senotherapeutic): 노화 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
** GLP-1(Glucagon-Like Peptide-1):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에 관여하는 호르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