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을 다하겠다는 마음
2000년 이후 신종인플루엔자(H1N1), 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지카바이러스(Zika virus infection), 코로나19(COVID-19), 엠폭스(mpox) 등의 감염병이 발생했다. 그중 신종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는 전국적으로 확산되었고 거의 모든 의료기관이 환자를 진료하였다. 반면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엠폭스 대응은 서울대학교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을 비롯한 몇 곳의 의료기관에서 전담했다. 평소 진료에서 환자 수는 적지만 꼭 필요한 치료에 서울대학교병원이 앞장서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에는 39격리병동 전체를 감염환자 진료를 위한 공간으로 확보하고 자발적으로 환자 진료에 참여할 의료진을 모집했다. 혹시 지원자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던 것과 달리 많은 의료진이 자발적으로 나섰다. 덕분에 면역 기능이 떨어진 환자와 중증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었고 2018년 메르스 환자가 다시 유입되었을 때도 성공적으로 회복시켰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중증환자 증가에 대비해 기존 병동을 리모델링하고 인공호흡기, 인공심폐기 등 최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시설을 갖췄다. 결국 39병동 12개와 중증환자 치료병상 8개를 포함해 총 20개 음압병상을 운영하며 촌각을 다투는 중증환자의 생명을 지켰다.
연구 결과는 새로운 감염병 대응을 위한 국내외 지침 작성의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환자를 치료하며 얻은 지식이 다른 나라, 다른 병원의 치료 방침이 된 것이다.
임상에서 국가 대응까지, 지침을 만드는 병원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서울대학교병원은 진료와 동시에 연구와 정책 자문에도 힘써 왔다. 메르스 시기에는 감염환자의 항체 역가, 바이러스 역가 변동 등을 연구해 주요 의학저널에 발표했고, 코로나19 때는 전파 방식, 새로운 항바이러스제 효과, 감염환자의 항체 역가 등을 연구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새로운 감염병 대응을 위한 국내외 지침 작성의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환자를 치료하며 얻은 지식이 다른 나라, 다른 병원의 치료 방침이 된 것이다.연구 성과는 자연스럽게 정책으로 이어졌다. 서울대학교병원 감염전문가들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대한소아감염학회 회장, 대한백신학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학계를 이끌었다. 동시에 국가감염병임상위원회,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의 위원 혹은 위원장으로 진료 지침과 백신 정책 등 정부 대응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병상에서 얻은 임상 경험이 연구 논문이 되고, 그 연구가 국가 정책의 근거가 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졌다.
다음 위기를 준비하며
새로운 팬데믹은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 최근 치명률이 높은 에볼라 의심 환자가 간헐적으로 입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예다. 하지만 매우 위험한 상황에서도 서울대학교병원에서는 안정적으로 진료하고 있다. 예고 없이 찾아올 수많은 질병 앞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팬데믹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온 전문가들 모두가 국가중앙병원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려는 마음가짐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