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술 후 회복 관리, 패러다임의 전환
서울대학교병원 ERAS 연구팀 (위장관외과 박도중 교수, 마취통증의학과 이호진 교수)-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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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1차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 로봇 췌장암 수술 ERAS 연구과제 선정 및 전향적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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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췌장암 수술에서의 ERAS 프로그램 개발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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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암 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 ERAS 관련 전향적 임상시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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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위 암 및 대장암 수술에서의 ERAS 프로그램 개발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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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위 암 수술에서 초음파 유도 신경차단술의 통증 조절 효과 논문 게재 (Surgical Endoscopy 2022;36:1044–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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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수 술 후 회복의 질에 대한 설문지 유효성 평가 논문 게재 (British Journal of Anaesthesia 2020;125(4):614-621)
‘위암 수술 환자 대상 ERAS 적용 후 회복의 질 향상’
국내 수술 전후 관리는 오랫동안 과도한 금식, 마약성 진통제 중심의 통증 조절, 늦춰지는 식이와 보행 시작 등 전통적 관행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환자의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이었고, 저희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ERAS, 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을 도입했습니다. ERAS는 단순한 수술 전후 관리의 한 방법이 아니라, 환자 회복을 최적화하기 위한 다학제적이고 근거 중심적인 관리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술 환자 관리에 참여하는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로서, 이를 국내에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ERAS 연구팀은 2023년 2월부터 2024년 5월까지 복강경 또는 로봇 위암 수술 환자 92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을 진행했습니다. ERAS군은 수술 전 탄수화물 음료 섭취, 초음파 유도 신경차단술, 비마약성 약제를 활용한 다중진통법, 구역·구토 예방 관리 등을 적용받았습니다. 최신 근거에 기반한 주술기 관리 방식을 도입하여, 보다 안전하고 환자 중심적인 전략을 구현한 것입니다.
그 결과 ERAS군은 기존 관리군보다 회복의 질(QoR-15K 점수)이 평균 16점 높았고, 통증과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은 줄었습니다. 장 운동 회복은 빨라져 첫 가스 배출까지 걸린 시간이 평균 21시간 단축되었으며, 입원 기간도 평균 1일 짧아졌습니다. 저희는 전통적 지표 대신 환자가 직접 보고한 회복 경험(Patient-Reported Outcomes)을 평가 기준으로 삼아, 진료 성과를 환자 중심적으로 재정의했습니다.
이번 성과는 위장관외과 박도중 교수님과 마취통증의학과 박재현 교수님의 지지와 협력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또한 ERAS는 다학제 협력을 전제로 하기에, 마취통증의학과·외과·간호과가 하나의 팀으로 환자 회복을 중심에 두게 되었습니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은 위암을 넘어 대장암, 췌장암 수술로 ERAS 적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10개 대학병원이 참여하는 다기관 공동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ERAS는 특정 수술에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 전략입니다. 저의 목표는 주요 암 수술 전반에 ERAS를 체계적으로 도입해 환자 회복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것입니다.

영상 지표로 예측하는 루게릭병 예후
최석진 교수 연구팀(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최석진·성정준 교수, 영상의학과 최규성·박창민 교수)-
국제 학술지 『Radiology』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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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호흡근 및 폐 용적 정량지표 초기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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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루게릭병 흉부 CT 딥러닝 연구 착수, 체지방 예후인자 『Annals of Neurology』 논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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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복부 근육량 및 체지방량 정량지표 초기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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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루게릭병 복부 CT 딥러닝 연구 착수
‘흉부 CT 기반 루게릭병 예후 예측인자 확인’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어 근육이 마비되는 치명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발병 후 평균 2~5년 이내에 호흡근 마비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적절한시점에 호흡기를 적용하고 위루술*을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환자의 호흡 기능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지금까지는 폐활량 검사를 주로 이용해왔으나, 구음장애가 심한 환자에서는 측정값이 실제 상태를 과대평가해 조기 진단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선행 연구에서 복부 CT를 이용해 근육량과 지방량을 정량화하고, 체지방 감소가 루게릭병의 독립적인 예후인자임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를 확장해, 흉부 CT에서도 유사한 방법론을 적용하면 호흡근과 폐 용적을 정량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이를 위해 딥러닝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폐 용적 지수(LVI)와 호흡근 용적 지수(RMI)를 개발하였고, 환자의 병기 및 생존 기간과의 연관성을 검증했습니다. CT 영상의 분할 작업은 부피가 작은 주·부 호흡근을 정확히 구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영상의학과 최규성 교수님 연구팀의 도움으로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분석 결과, 루게릭병 환자의 폐·호흡근 용적 지수는 병기가 진행될수록 감소하였고, 수치가 낮은 환자일수록 기관절개술이나 사망에 이르는 시점이 더 빨랐습니다. 또한 폐활량 검사와 유사한 정확도로 예후를 예측할 수 있어, 특히 폐활량 측정이 어려운 구음장애 환자에게 대체 검사로서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루게릭병 환자의 호흡 기능을 영상 기반으로 정량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기관 전향적 연구를 통해 근거를 보강하고, 특정 유전자 변이와의 연관성을 분석하여 맞춤형 진료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비침습적 양압환기(non-invasive ventilation) 적용 시점을 보다 정밀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 위루술: 내시경을 이용하여 복벽을 통해 위에 직접 관을 삽입하여 영양, 수분, 약물을 공급하는 시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