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연구부원장 김용진입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식지 VOM을 통해 인사드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1978년 제정된 설치법에 명시된 대로 교육, 연구, 진료를 3대 사명으로 삼아 우리나라 의학을 선도해 왔습니다. 1991년 국내 최초 임상의학연구소 설립, 1995년 임상시험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연구 역량을 꾸준히 강화하였습니다. 그 결과 매년 약 3,000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100건 안팎의 특허를 출원하며, 1,000억 원 가까운 연구비를 집행하는 연구기관으로 성장하여 국내 의학 발전을 선도하는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2025년에는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주요 학술지를 분석해 발표한 ‘네이처 인덱스’ 보건의료 부문에서 국내 1위를 기록하며, 연구 성과의 양과 질 모두에서 최고 수준임을 입증하였습니다.
이제 서울대학교병원은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 연구 중심 병원’을 향해 도약하고자 합니다.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국민 건강을 지키고, 의학 발전을 선도하며 국가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저희의 사회적 책무이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진료 수준을 자랑하지만, 여전히 외국에서 개발한 의료기기와 신약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넘어서, 이제는 서울대학교병원이 의료의 혁신을 주도해야 할 때입니다. 매년 1조 원 이상을 연구에 투자하는 미국의 대표적 연구 중심 병원에 비해 규모 면에서는 부족하지만, 서울대학교병원은 세계적 수준의 인재와 20년 이상 축적한 방대한 임상 데이터라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서울대학교병원은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첫째, 첨단융합연구입니다. 2020년에 융합의학기술원을 설립하여 의료로봇을 비롯한 혁신적 의료기기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1월에는 헬스케어AI연구원을 신설하여 자체 의료 거대언어모델(LLM)을 공개하는 등 ‘의료 소버린 AI’* 개발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둘째, 글로벌 협력 강화입니다. 지난해부터 공동연구협약을 맺고, 하버드의과대학과 난치질환 공동연구를, 스탠포드대학과 세포유전자치료 연구를 진행 중이며, MIT와는 가명화 데이터플랫폼을 개발하여 국내외 연구자들의 AI 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셋째, 인재 양성입니다. 하버드의과대학과 협력해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우수 전문의를 해외에 파견해 차세대 ‘스타 연구자’를 키우고 있습니다. 병원 내에서도 의학자와 공학자가 함께 하는 AI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서울대학교병원은 세계 최고의 연구 중심 병원으로 도약하겠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은 물론, 의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국가 바이오헬스 산업의 미래를 선도하는 책무를 다하겠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이 만들어갈 더 큰 도전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의료 소버린 AI: 환자 데이터와 인공지능 인프라를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병원·국가가 자체적으로 개발·운영하는 의료 특화 인공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