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의료문화매거진 VOM의 지면을 빌려 환자분들과 가족 여러분 그리고 후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모든 분께 심심한 감사와 안부의 말씀을 전합니다. 평범한 안부조차 무겁게 느껴지고, 미증유의 혼란 속에서 국내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지금입니다. 의료계 또한 녹록지 않은 현실에 직면해 건강을 염려하는 인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특히 환우분들과의 만남 후에는 더욱 깊은 책임감을 느끼곤 합니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저희 서울대학교병원이 환자와 가족분들께 진정한 위로와 평안을 드리는 안식처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국민의 안녕을 보장하고 생로병사의 여정을 평안히 지원하는 국가가 진정한 선진국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소명을 실현하는 데 있어 서울대학교병원은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국립대학병원으로서, 대한민국 근대 의료의 효시인 제중원의 맥을 잇는 140년 유구한 역사를 지닌 서울대학교병원은 태동부터 그 사명이 공공(公共)에 있었습니다. 특정 개인이나 기업이 아닌 국민 모두를 주인으로 섬기는 국립대학병원으로서, 최첨단 의학 발전을 견인하고 비수익 필수 의료 분야를 책임지며, 미래 의료인 양성에 헌신하는 국가중앙병원 본연의 소명을 다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이 어려운 시기를 환자·가족·후원인, 그리고 국민 여러분과 함께 슬기롭게 극복하고, 모든 국민께 한 차원 높은 신뢰와 평안을 드리는 기관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이렇듯 서울대학교병원의 존재 이유는 본질적으로 공공성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부문에서는 올 상반기 조직 개편을 단행하여, 다음의 목표를 설정하고 매진하고 있습니다. 첫째, 급증하는 미래의 돌봄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의료 리더십을 확립하고자 합니다. 가정간호·재택의료·지역사회 연계 의료 분야는 의사 외에도 간호사·약사·물리치료사·사회복지사 등 다학제적 전문가들의 고도화된 역량을 필요로 하며, 국내 선진적 의료 시스템 구축을 위해 서울대학교병원의 선도적 역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둘째, 정책 수립 역량을 강화하여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증대되는 공공의료 정책 개발 요구에 부응하고자 합니다. 셋째, 국내외적으로 서울대학교병원의 참여 요청이 쇄도하는 공공 위탁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프로세스를 정립함으로써, 해당 분야의 모범 사례를 창출하고 신규 영역을 개척하는 역량을 배양할 것입니다.
어떠한 난관에 직면하더라도 서울대학교병원은 환자와 그 가족분들께 흔들림 없는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최상의 의술과 진일보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전 직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헌신하고 있습니다. 생로병사의 여정은 삶의 전환점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소중한 순간들이며, 그 모든 과정에 서울대학교병원이 동행하며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나아가 이러한 역할을 전국 주요 거점 의료기관의 모델이 되도록 확대하고, 국가 보건의료 정책의 능동적인 제안자이자 핵심 실행 주체로서 한 차원 더 도약해 나갈 것입니다.
환자와 가족에게는 질병의 치유를 넘어 평안과 위로를 선사하는 안식처이자, 다양한 직군의 임직원에게는 보람과 긍지를 느끼는 삶의 현장인 서울대학교병원. 국내 의료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서울대학교병원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병원으로서 의학 발전을 주도하는 동시에 환자 중심의 최상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심화되는 지역사회 및 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국민 모두에게 안심을 주는 병원으로서 성장하도록 많은 격려와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문진수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부원장
환자 진료는 엄격한 의학적 원칙과 더불어서 환자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지하고, 연구와 정책 연구는 유전자부터 인구 통계까지 폭넓은 근거 중심의 접근이 되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공공 정책을 잘 아는 소아청소년과 의사’입니다. 소아 내시경, 크론병, 염증성장질환, 단장증후군 전문가이고,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진료지원실장과 소아정책개발 담당교수 등을 역임하며, 우리나라 영유아 건강검진과 신체발육표준치 제정을 주도했습니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 공동연구 사업부장, 서울의대 통일의학센터 소장,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기획·정책위원장, 대한소아소화기영양학회 차기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